언어문학 영재 판별도구 수난이대 노인과 바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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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일 20-08-21 08:31본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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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개는 전사했다는 통지가 왔고, 아무개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통 소식이 없는데, 우리 진수는 살아서 오늘 돌아오는 것이다. 진수가 살아서 돌아온다. 만도는 깜짝 놀라며, 얼른 뒤를 돌아보았다. 만도는 자꾸 가슴이 떨렸다. 그런 소리 하지 말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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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부지!
만도의 들창코가 크게 벌름거리다가 훌쩍 물코를 들이마셨다. 진수의 두 눈에서는 어느새 눈물이 꾀죄죄하게 흘러내리고 있었다. 진수는 입술에 내려와 묻는 짭짤한 것을 혀 끝으로 날름 핥아 버리면서, 절름절름 아버지의 뒤를 따랐다. 나처럼 팔뚝 하나가 몽땅 달아날 지경이었다면 그 엄살스런 놈이 견뎌 냈을 턱이 없고말고. 슬며시 걱정이 되기도 하는 듯 그는 속으로 이런 소리를 주워섬겼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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와?
진수가 돌아온다.
이기 무슨 꼴이고, 이기.
이래 가지고 우째 살까 싶습니더.
가자, 어서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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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부지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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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뚝뚝한 한 마디를 내던지고는 성큼성큼 앞장을 서 가는 것이었다. 분명히 뒤에서, 아부지!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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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 봐라. 팔뚝이 하나 없어도 잘만 안 사나. 남 보기에 좀 덜 좋아서 그렇지, 살기사 왜 못 살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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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째 살긴 뭘 우째 살아? 목숨만 붙어 있으면 다 사는 기다. 떨리는 목소리였다. 양쪽 겨드랑이에 지팡이를 끼고 서 있는데, 스쳐가는 바람결에 한쪽 바짓가랑이가 펄럭거리는 것이 아닌가. 만도는 눈앞이 노오래지는 것을 어쩌지 못했다. 그저 소맷자락만이 어깨 밑으로 덜렁 처져 있는 것이다. 틀림없는 아들이었으나, 옛날과 같은 진수는 아니었다.
이놈아, 이놈아…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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설명
순서
에라이 이놈아!
차라
다. 만도는 모든 게 진수의 잘못이기나 한 듯 험한 얼굴로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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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순간, 만도의 두 눈은 무섭도록 크게 떠지고 입은 딱 벌어졌다. 고등어를 든 손이 불끈 주먹을 쥐고 있었다. 한참 동안 그저 멍멍하기만 하다가, 코허리가 찡해지면서 두 눈에 뜨거운 것이 핑 도는 것이었다. 그래서 그쪽은 조끼 주머니 속에 꽂혀 있는 것이다. 이상한 일이다, 하고 있을 때였다.
만도의 입술에서 모지게 튀어나온 첫마디였다.
시꺼먼 열차 속에서 꾸역꾸역 사람들이 밀려 나왔다. 병원에서 나온다 하니 어디를 좀 다치기는 다친 모양이지만, 설마 나같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겠지. 만도는 왼쪽 조기 주머니에 꽂힌 소맷자락을 내려다보았다. 그 소맷자락 속에는 아무것도 든 것이 없었다. 그러나 아들의 모습은 쉽사리 눈에 띠지 않았다.